KT의 끊이지 않는 노동인권 탄압을 규탄한다!
- KT노동자의 개인정보 침해 소지 어플리케이션 설치 거부 등에 대한 징계처분 규탄 성명 -
5월 20일 KT(회장 황창규)의 인사위원회는 회사 내 업무지원단(CFT, Cross Function Team) 소속의 여성노동자에게 징계절차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직원이 개인 휴대전화에 업무 상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설치하라는 관리자의 지시를 지속적으로 거부하여 고의적으로 업무를 거부했다는 것이 사유였다. 인사위원회는 정직 1개월을 의결했고 인사위의 의결대로 회사는 6월 3일자로 여성노동자에게 정직처분을 했다.
문제가 된 어플은 LTE 등 KT의 무선서비스 품질 측정을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진 어플이었다. 회사는 CFT를 비롯한 일부 직원들에게 개인 휴대전화에 설치를 지시했고 노동자들은 이 어플을 설치한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아파트나 상가 등의 무선 품질 서비스를 측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이 어플이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한다는 의혹을 받았다. 작년 12월 언론을 통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며 사찰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KT는 이 어플이 설치되면 노동자의 개인 휴대전화에서 개인정보가 수집되는지 여부, 어떤 개인정보가 수집되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어플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 권한이 허가된 애플리케이션은 전화번호, 휴대폰의 일련번호, 통화 실행 여부, 통화가 연결된 전화번호 등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이 기밀이나 중요한 정보를 포함한 달력의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저장할 수 있습니다’ 등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할 만한 공지 내용을 다수 발견했다. 징계처분을 받은 노동자 역시 과도한 정보 수집문제와 동의절차 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요구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개인정보가 보호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로 직원들에게 업무를 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회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노동인권 침해다. 또한 이처럼 법률적 근거가 취약하고 정당성이 담보되지 않은 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한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프라이버시의 권리를 회사가 침해한 초법적인 노동인권 탄압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에 반해 회사는 노동자들의 업무용 컴퓨터 관리에 있어선 사내 정보 유출 및 고객 정보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회사외부로 메일을 주고받기 어렵게 통제를 하고 외부로 컴퓨터를 반출할 시에는 관리자의 확인을 받도록 하여 정보인권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번 징계처분의 사유들 역시 납득하기 어려운 사유들이다. 해당 노동자가 최고경영자에게 문제 해결을 원하는 서신을 보낸 것이 조직질서 위반이라며 징계사유로 삼았다. 그러나 직원의 문제점 질의에 소속 팀장이나 부장, 단장 등 관리자가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이나 해결책을 낼 수 없다면 책임을 지고 있는 경영자에게 해결하도록 요구를 할 수 있는 문화는 상식적인 것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헌법상 보호된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해당 노동자가 병원 입원으로 병가를 신청했으나 이를 회사가 무단결근으로 처리한 점 등도 징계사유로 삼았다. 이 역시 상식적인 것이라 말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이번 징계처분은 KT가 비상식적인 행태를 보여준 것으로 노동인권 탄압을 지속해 온 관행에서 비롯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과거에 노동인권탄압이라며 사회적인 지탄을 받아 왔던 강제퇴출프로그램이 현재에도 진행된다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러한 끊임없는 차별과 감시 그리고 퇴출 시도를 하는 것은 회사경영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뿐이다. 우리는 KT의 노동인권탄압을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단체 등 사회단체들과 연대하여 노동인권탄압 기업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노동인권 보장이 이뤄지도록 싸워갈 것이다.
2015. 6. 15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KT CFT철폐 투쟁위원회
KT노동인권센터, KT민주동지회, KT새노조 (이상 6개 단체)